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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심층기획보도의 모든 것1] 유대근 기자 '아침 보고가 편해지는 데일리 기획 아이템 찾기 노하우' 강의

작성일 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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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한국일보 기자 ‘아침 보고가 편해지는 데일리 기획 아이템 찾기 노하우’

“데일리 기획의 핵심? 시의성과 상상력”...취재 노하우 공개


2025.06.19. 정호원 헤럴드경제 기자


“긴 호흡의 심층탐사보도를 잘하려면 데일리 기획도 잘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의성에 민감한 태도와 ‘이슈에 올라타기’ 같은 전략이 중요합니다.”(유대근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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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삼성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탐사 심층 기획의 모든 것’ 1차 강연에서 유대근 한국일보 기자는 ‘아침 보고가 편해지는 데일리 기획 아이템’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기자는 28명으로, 대부분 5년 차 미만으로 구성됐다.


유 기자는 “탐사보도를 위한 전제 조건은 넉넉한 시간”이라며 “단발성 아이템을 발굴하는 루틴을 만들어야 심층 보도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기자들이 매일 발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면피성 발제’를 피하고, 데일리 기획을 쌓아가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템 발굴의 핵심, ‘이슈 위에 올라타기’


지속적으로 기획 아이템을 발굴하는 방법으로 ‘이슈 위에 올라타기’를 꼽았다. 유 기자는 “시의성은 뉴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서 “매일 다양한 기사를 체크하고, 자신이 맡은 분야 외에도 다른 분야의 기사들을 꼼꼼히 읽어 현안과 연관된 출입처 아이템을 빠르게 찾아 기획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세련되게 숟가락 얹는 방법’이라 표현했다. 한겨레에서 보도한 “글로벌 고물가와 싸우는 3000원 해장국집 사장님의 시름” 기사를 예로 들며 “평범한 개인을 통해 거대한 국제적 이슈를 보여주는 접근법으로, 푸틴의 러-우전쟁이 낙원시장 상인 김순임 할머니의 삶에 미친 영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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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가 본인이 작성한 기사를 설명하고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 기자는 금융부 출입 기자일 당시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군인 적금 대신 주식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가정하고 취재를 한 경험을 소개했다. 의원실과 협업해 국방부 자료를 얻어 가설을 확인한 뒤, “주식 하루 5% 오르지 말입니다... 연 5%대 적금을 깨는 ‘병정개미’”라는 기사를 완성했다. 


아이템 발굴 ‘습관’ 만들기


유대근 기자는 ‘캘린더’를 활용한 아이템 추적법을 추천하며 “작년 이맘때 기사를 보면 올해 이슈가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사업보고서나 분기 보고서 제출 시점 등을 미리 캘린더에 기록하면 해당 시점에 맞춰 보도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보도방법론을 익혀 ‘특종’으로 만들 수도 있다. 유 기자는 “대통령 취임사를 워드클라우드로 분석해 반복되는 단어를 시각화하거나, 리어카에 GPS를 달아 폐지수집 노동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은 보도방법론을 차별화해 기사를 기획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유 기자는 강연을 마치며 “발제 준비는 ‘풀빵굽기’”라고 비유하며 “하루에 정보공개청구 1건, 취재원과 통화 1건을 습관으로 들여놓으라”고 조언했다. 취재원을 만나 취재할 때 스트레이트 아이템뿐만 아니라 기획 아이템으로 발전 가능한 것들도 물어보는 습관을 가지고, 아이디어가 많은 지인을 가까이 두라는 깨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도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청중이 ‘의원실과 협업해 기사를 기획하는 방법’을 묻자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의원 질의에 대해 피감기관은 반드시 대응책을 마련해 답변을 해야 하므로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다”면서 의원실과의 적극적으로 협업할 것을 추천했다. 또 “설문조사 등 조사 과정에서 시간적 물리적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의원실 도움을 받으면 비교적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서 “의원실과 협업한 기사를 많이 찾아보고 참고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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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유대근 기자의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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