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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미디어연구회] 한국과 일본의 이주민 정책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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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미디어연구회(간사: 김보미 경향신문 기자)'가 11월 28일 모임을 가진 후 연구모임 대표이자 간사인 김보미 기자가 정리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 한국과 일본의 이주민 정책

□ 강사 : 오시마 다카시 아사히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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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미디어연구회 회원들이 오시마 다카시 기자의 강의를 듣고 있다.> 


□ 시바조노 단지란?

- 일본 주택 공단(현 도시재생기구; UR)에 의해 1978년 건설된 단지로 수도권 주택 부족 해소를 위해 계획된 근로가구 대상 대규모 단지 중 하나. 총 2454가구. 인구(7월 1일 기준)는 총 4614명으로 일본인 2006명(43.5%), 외국인 2608명(56.5%)으로 구성. 시바조노마치 인구 대부분은 시바조노 단지에서 사고 있음. 이외에는 500여 명이 사는 다른 아파트와 민가 몇 채뿐이어서 이 단지 내 분위기와 구성이 전체 동네 인구 구성과 마찬가지.


- 시대와 함께 변화된 역할. 건설 당시에는 도심 근로가구 대상 주택 공급용. 지금은 노인과, 외국인 주택 공급 중심. 


- 단지는 90% 이상이 중국인 주민, 기타 방글라데시 등 출신. 중국인 주민 중에는 많은 비중이 IT 기술자.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 체류 자격. 중국 동북 3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출신 많다. 수입은 안정적이지만 IT업계 중 상대적으로는 저임금 주민들이 많고, 이중 노동시장의 외연부라는 특징.


- 이곳에 외국인들 이사는 이유는 도심 접근성이 좋고, 집세는 도심보다 싸다. 집을 빌리는 데 UR은 보증인을 필요로 하지 않아 외국인도 빌리기 쉽다. 중국인 커뮤니티의 존재.


- 과거에는 일본인, 현재는 중국인 주민에게 '일시적인' 거주지 역할 중. ①일본에 와서 첫 번째 거주지(회사가 법인 계약인 경우도) ②부부(+미취학아동)가 살고 몇 년 후 인근 지역에서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구입해서 이사.


- 한 단지, 두 커뮤니티. 접점이 없는 두 커뮤니티가 병존. 왜 경계가 생기는가? 원래 사는 일본인 주민과 새로 이주해 온 외국인 주민 괴리는 생활 스타일뿐 아니라 고령화된 일본인과 젊은 층인 외국인 사이 세대 차이도 존재함. 문화, 언어, 국적(멤버십) 차이로 '우리'(내집단)와 '저 사람들'(외집단)로 카테고리 화가 됨. 두 집단 간 접촉은 거의 없고 스테레오타입이나 편견 증폭. (참고 : 한국도 음성 등 이주민 비율이 높은 지역을 보면 경제적으로 통합돼 있으나 교류 등 일상 공유는 전무해 접촉 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일반적. '소비자'로서만 일상에서 이주민을 접하는 한국인들)


- 외국인 주민에 대한 부정적 의식은 표면적으로는 생활상의 문제. 쓰레기 배출, 생활 소음 등.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단지’에서 자신들이 옆으로 밀려나고 있다거나 소중한 것을 빼앗겼다는 모종의 위협 의식에 따른 것. 지위, 권력, 자원, 가치, 규범에 대한 위협. 자원의 경우 고용, 복지재원뿐 아니라 단지 자치회비도.


- 의문점은 ①정말 ‘빼앗기고 있는가' ②일본인 커뮤니티 쇠퇴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외국인에게 전이된 것은 아닌가.


□ 새로운 ‘우리’라는 정체성

- 탈 카테고리화(decategorization)로 ‘중국인’이 아닌 개인으로서 보다 재카테고리화(recategorization)를 통한 양 집단을 포함하는 상위 카테고리를 만드는 게 관건. ‘시바조노단지 주민’이라는 정체성을 조성할 수 있을까.


- 상호 이해를 위한 노력은 있음. 2~3개 언어로 생활 가이드(쓰레기 배출 방법, 각종 연락처 등) 제공하고 UR 관리사무소에 중국인 직원 배치(참고 : 호주 ABC 방송은 50개 언어로 방송을 하고 있는데, 이는 각국 출신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함께 사는 다른 문화권 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력도. 해가 진 후 공원에서 노는 것을 ‘비상식적’으로 보는 일본인과 이런 문화활동이 일상인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서로의 인식을 공유해야 하지 않나. (참고 : 한국에서는 이 같은 일상적 문화 차이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는 상태. 이유는 이주민들의 주요 거주지. 일본은 도심 편의점, 마트, 식당 등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많은 포션을 차지해 접촉할 기회 자체가 적음. 농어촌 중심의 문제로만 머물러 가시화되지 않은 측면)


- 일방적인 동화를 요구하는 것만으로 좋은가? 접합할 수 있는 부분과 지켜야 할 '핵'

이 되는 부분을 나눠서 인식. 공통의 목표나 과제를 만드는 방법도 있음. 방재 훈련, 여름 축제 등 지역의 공통 목표와 과제 해결을 통해 ‘우리 단지’라는 상위 카테고리의 정체성 형성.


- 일본에 필요한 것은? 일본의 외국인 정책은 여론을 반영하게 돼 있음.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에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가 59.3%(사회조사 JGSS 2018). 하지만 ‘노동력’으로서의 수용은 다른 차원. 한계에 다다른 노동력을 위해서는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중적 인식. 한국도 마찬가지.


- 행정과 지역 수준에서 사회통합 지향적 대처가 필요. 고령층이 이주민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젊은 층이 PC 하다는 측면도 잘못된 편견. 한국 취재 사례를 보면 젊은 외국인 노동자가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이해도는 비슷한 생애 주기를 경험한 고령층에서 오히려 더 높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음.


○ 오시마 다카시 기자

- 일본의 수도권인 사이타마현 가와구치(川口) 시에 위치한 ‘시바 조노 단지’가 다양한 국적이 모여 살고 있다는 데 흥미를 느껴 이사. 2017년 1월~2020년 3월, 2022년 4월부터 현재까지 단지에 거주 중. 아사히신문 정치부, GLOBE 편집부, 국제부 데스크, 워싱턴 특파원 등 거쳤고, 현재는 국제 발신부(아사히 신문 영어 사이트 Asahi Japan & Asia Watch)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