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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D연합회 콘텐츠 연구모임] Hollywood 드라마 제작 워크플로우 분석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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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PD연합회 콘텐츠 연구모임(간사:이선민 PD연합회 사무국장)'이 10월 23일 모임을 가진 후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글로벌 스탠다드 워크플로우 - Hollywood 드라마 제작 워크플로 분석

□ 강사: 문성환 드라마/영화 편집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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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환 편집 감독이 강의하는 모습>


1. 미국과 한국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 차이

: 한국 드라마는 메인작가 1명을 중심으로 일부 집필을 맡는 보조작가와 기타 업무를 담당하는 보조 작가가 모여 제작된다면, 미국 드라마는 여러 명의 작가가 함께 집필하는 집단 집필 시스템으로 제작된다. 한 드라마의 각 에피소드를 모두 다른 작가가 쓰는 것이다. 작가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드라마의 톤을 유지하기 위해 '쇼러너(Showrunner)'가 톤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향을 정한다.

쉽게 말해 '쇼러너(Showrunner)'는 헤드 작가이면서, 책임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향을 설정하고, 촬영 스태프 및 편집 스태프 등 모든 스태프와 배우의 고용도 쇼러너의 역할이다. 에피소드를 직접 쓰기도 하고, 직접 쓰지 않더라도 모든 에피소드의 집필 과정에 깊이 관여한다. 

톤을 맞추기 위해 '톤 미팅(Tone Meeting)'을 진행하는데, 매 에피소드 촬영 전 중요 스태프와 쇼러너가 모든 신에 걸쳐 필요한 사항을 의논한다. 그리고 이야기 구조, 캐릭터 분석, 톤 분석 등 작가들이 작품에 대해 궁금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Show Bible'을 제작하기도 한다.


2. 미국의 편집 시스템

: 미국은 편집 감독이 개인 편집실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사는 편집팀에서 일하는 모든 인원과 개별 계약을 맺는다. 

편집실은 포스트 프로듀서(Post Producer)가 헤드이며 예산 구성 및 업체 선정, VFX 스케줄 조정 등 편집을 비롯한 모든 후반 업무 진행을 담당한다.   

한국의 편집팀은 편집 감독 1명, 가편 기사 1명, 편집 보조 1~2명 정도로 구성된다면 미국은 에디터 3명, 어시스턴트 에디터 3명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편집 보조의 경우 편집 관련 외 다른 업무까지 담당하는 개념이 강하지만, 미국의 어시스턴트 에디터는 편집 관련 업무만을 담당해 실제 편집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3. 컷 단계 및 편집 스케줄

: 한국에 비해 편집 컨펌 단계가 좀 더 세분화되어 있다. 

 에디터스 컷(Editor's Cut) -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 - 프로듀서 컷(Producer's Cut) - 스튜디오 컷(Studio Cut) - 네트워크 컷(Network Cut) - 픽처 락(Picture Lock)


- 에디터스 컷은 시나리오를 최대한 반영하여 에디터가 혼자 편집하는 방식이다. 이 단계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의 순서를 바꾸거나, 대사를 삭제하지 않는다. 이는 글이 영상화 되었을 때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 미국의 TV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감독은 힘이 없다. 대본 그대로 찍은 것이며, 감독에 따라 편집실에 오지 않는 감독도 있다. 

- 프로듀서 컷부터 쇼러너가 관여한다. 쇼러너의 의도와 방향성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단계이며 완성본과 가장 유사한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CG, 음악이 픽싱되는 단계이기도 하다.

- 제작사의 의견을 주는 버전이 '스튜디오 컷', 방송사에서 의견을 주는 버전이 '네트워크 컷'이다. 원칙적으로는 스튜디오 컷을 거쳐 네트워크 컷으로 가지만, 일정이 빠듯하거나 제작사와 쇼러너 사이에 신뢰가 있는 경우 스튜디오 컷을 하지 않고 스튜디오 컷/네트워크 컷을 함께 가기도 한다.

- 픽처 락은 더 이상의 영상 수정과 편집을 완료한다는 의미다. 효과음을 비롯한 사운드 편집, 음악 작업, VFX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픽처 락이 되면 웬만하면 바뀌지 않는다.  


: 미국은 1시간 드라마 기준으로 1회당 촬영은 5-8일 정도 걸리며, 편집도 촬영과 함께 시작한다. 데일리스(Dailies: 매일 촬영된 영상으로 '촬영 소스', '촬영분'으로 이해)가 편집실로 오면 편집을 한다. 촬영이 끝나고 3-4일 후에 에디터스 컷이 감독에게 보내지고, 감독이 에디터와 함께 작업한 디렉터스 컷이 만들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듀서 컷이 만들어지고, 스튜디오 컷을 지나 네트워크 컷, 최종 컨펌 버전인 픽처 락으로 편집이 완성된다. 총 과정은 일반적으로 4주 정도가 소요된다. 

한국은 방송 당일까지 촬영이 있기도 하고, 스케줄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미국처럼 여러 단계의 컨펌 과정이 있을 수 없다. 각각의 방식이 가진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방식이 고착화된 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스케줄로 인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작품의 퀄리티는 합리적인 스케줄이 뒷받침될 때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