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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보도연구회] 2023 퓰리처상 수상작 연구 – “We need to take away children.”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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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수연(윤세영저널리즘스쿨 조교)


“그래픽이나 인터랙티브 같은 기술도 없었어요. 글과 사진, 내부 문서가 다였습니다. ‘그럴듯하게 만들어 보여주지 않아도 독자가 몰입할 수 있구나’를 느꼈어요.” 뉴스1 박동해 기자의 말이다.

6월 27일 오후 7시 상연재 시청역점에 기자 12명이 모였다. 바로, ‘해외보도연구회’ 회원들이다. 함께 모여 퓰리처상 수상작 등 해외의 우수한 기사 내용을 번역하고 연구한다.  

이 날은 2023년 퓰리처상 해설보도부문 수상작인 ‘“We need to take away children.(우리는 아이들을 데려가야 합니다)”’에 관해 논의했다. 

기사는 미 시사주간지 <디 아틀란틱(The Atlantic)>의 케이틀린 딕커슨(Caitlin Dickerson) 기자가 2022년 8월에 보도했다. 딕커슨 기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 가족분리 정책이 제안되고 채택 후 실행되는 과정을 취재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월경 가족들을 무조건 기소하고, 부모와 아동을 분리시키는 정책을 시행했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불법 월경자를 자동적으로 기소해 처벌하는 기조가 있었지만, 아동을 동반한 가족은 예외 조치했었다. 그러다 반이민정책을 내세운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이민에 대한 강경파들의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딕커슨 기자는 총 7개 챕터에 걸쳐 가족분리 정책의 비밀스러운 역사를 밝혀냈다. 박 기자는 “국가가 운영하는 거대한 정책이 신념과 특정 개인에 의해 망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믿었던 관료제가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기사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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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분리정책 타임라인의 일부분(캡처=디 아틀란틱 홈페이지)


발제를 맡은 박 기자는 이 기사의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역사를 관통하는 내용’이 특징이다. 사회적 논란이 됐던 정책의 입안부터 폐기까지. 해당 이슈가 계속해서 보도된 주제임에도 폭넓게 조명해 추적했다.

두 번째는 ‘대상을 망라한다’는 점이다. 박 기자는 “당시 담당 부처의 장관부터 정책을 실행했던 말단 직원, 정책의 영향을 받는 이민자 가족들까지 망라해서 취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끝까지 파고든 접근’이다. 딕커슨 기자는 기사에서 “1년 반 동안 나는 150 차례에 걸쳐 인터뷰 하고, 수천 장의 정부 내부 문서를 살폈다. 그중 일부는 수년에 걸친 소송 끝에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긴 분량이지만, 기사를 매력적으로 만든 건 ‘구도’다. “글쓰기와 관련해서 기사는 구도의 대구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이주민 아동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주정책을 시행하는 관료들이 자신들의 아이에게 살갑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박 기자의 설명이다. 

실제 해당 기사는 “그(스티븐 밀러, 이민정책 수석 고문)는 “가족들과 함께 있어서요”라며 “우리 아이도 같이 있어요”라고 밝혔다”고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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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에 참석한 해외보도연구회 회원들


그렇다면 한국 언론에서는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 박 기자는 <한겨레>의 단독 보도를 예로 들었다. <한겨레>는 아빠와 함께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3살 아동에 관한 내용을 보도했다. 관련해 박 기자는 “구금된 아동의 수는 몇 명일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지, 이 정책은 어떻게 추진된 건지 등 고민해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siapacific/789839.html

해외보도연구회 회원들은 취재방식 차원에서도 함께 고민했다. 박 기자는 “한국은 시점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 한 정책이 핫할 때만 보도하고 이후 추적해서 보도하는 기사는 없었다”고 했다. 

한편, 해외보도연구회는 앞으로 번역가, 뉴욕타임스 최상훈 기자와의 만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사 전문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https://www.theatlantic.com/magazine/archive/2022/09/trump-administration-family-separation-policy-immigration/670604/

기사를 보도한 디 애틀랜틱 케이틀린 딕커슨(Caitlin Dickerson) 기자와 제프리 골드버그(Jeffrey Goldberg) 편집국장과의 대담 영상 https://www.youtube.com/live/-DgnA154fjc?feature=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