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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習] 채권과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고찰

2023.05.19

본문

글 : 이수연(윤세영저널리즘스쿨 조교)


1.75%포인트.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간 차이다. 역대 가장 큰 폭이다. 

이러한 차이가 부담인 가운데, 지난 25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세 번 연속이다. 그간 계속된 금리 인상의 효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도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거란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전문가와 기자들이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5월 19일 오후 12시 한국은행 본점 중회의실. ‘BOK習(복습)’ 회원 8명이 모였다. ‘복습’은 한국은행(BOK) 출입기자들이 경제 공부를 하고자 만든 모임이다. 

이날 주제는 <채권과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고찰>이었다. 신한은행 오건영 WM그룹 부부장이 강연자로 초청됐다. 오 부부장은 한국은행 본점에 처음 왔을 때를 회상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내내 편안한 분위기에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오 부부장은 PPT 대신 화이트보드에 직접 글을 써가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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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 오건영 WM그룹 부부장과 BOK習(복습) 회원들


환율 및 채권 전문가인 오 부부장이 내다본 금리 인하 시기는 언제일까. 미 기준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는 게 오 부부장의 생각이다. 

“최근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러더군요. ‘금리 인상을 멈춰야 될 이유를 못 찾겠다’고. 금융 시스템에서의 문제가 있을 때는 이 사람 얘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어요. (로건이 가진 배경상) ‘제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하는 느낌이죠.” 

그러자 미국이 중소은행 중심으로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인하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이 뒤따랐다. 실제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시작으로 시그니쳐은행 등이 파산했고, 새로운 은행에 인수됐다. 


오 부부장은 “중소형 은행은 앞으로 계속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산을 멈추려면, 예금자 보호 제도의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중소형 은행이 아니라 ‘예금자보호한도가 큰 예금자’라는 거다. 

그는 “(고액 자산가의 경우) 숫자도 적을뿐더러 금액이 크기 때문에 나가는 속도가 빠르다. 그렇게 되면 은행이 더 부실해지고, 다른 사람들도 빠져나가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이 되면 중소형 은행의 파산을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 부부장은 중소형 은행의 파산과 금리 인하를 분리시켜 바라봤다. “앞으로 모든 은행을 살리는 방법을 쓰진 않을 겁니다. 중소형 은행이 한 두 개씩 단발적으로 파산해도 전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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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중인 오건영 부부장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최근 보도들에 따르면, 연준은 이달 초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서 향후 금리인상을 놓고 분열 양상을 보였다. 

오 부부장은 “결국 연준의 고민은 skip이냐 pause냐다. 현재 연준은 skip을 생각하지만 시장은 pause 이후 인하를 바라고 있다. 시장은 11월부터 200bp를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대로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미국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센’ 인플레이션만 남을 경우에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보통 경기 침체가 다가오게 되면 물가가 빠르게 주저앉아야 되는데, ‘센 인플레이션’들은 생각보다 느리게 내려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은 어떻게 될까. 2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 종가 대비 8.6원 올랐다. 

오 부부장은 ‘환율 방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환율이 뛰면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는 거죠. 그때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나갑니다. 충격과 이익을 생각해보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보단 환율을 막는 게 나아요.”  

강의를 마무리하며 그는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금리를 낮추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고 했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금을 계속 모니터링하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