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연구모임
[모빌리즘] 배터리 충전의 변화는 모빌리티 대전환 속도를 높이는 잔초가 될 수 있을까?
2025.03.26
본문
2025년 연구모임으로 선정된 '모빌리즘'이 3월 17일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 후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 배터리 충전의 변화는 모빌리티 대전환 속도를 높이는 단초가 될 수 있을까?
□ 강사 : 모니트 변성용 기술이사
[모빌리즘 회원들이 변성용 기술이사의 강의를 듣고 있다.]
전기차 충전 시스템과 배터리 기술 변화
1. 강연 개요
강연자는 2006년부터 자동차 관련 매체에서 객원 필진으로 활동했으며, 전기차 충전 시스템 개발 경력을 보유. 2015년 포스코에서 전기차 충전 전산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고, 이후 GS로 넘어가 시스템 통합 작업 진행. 전기차 충전 환경과 기술 발전을 직접 경험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의 변화와 충전 인프라의 중요성을 설명하고자 함.
2. 전기차의 역사와 배경
초기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경쟁.
전기차는 19세기 후반부터 존재했으며, 1910년까지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유형.
1896년: 전기차가 최초로 시속 100km를 돌파. 그러나 내연기관 자동차의 발전과 연료 공급 인프라의 확산으로 인해 전기차는 시장에서 밀려남.
*GM EV1과 전기차의 부활
1996년: GM이 EV1 전기차를 개발하여 리스 형태로 공급. 그러나 당시 배터리 기술이 부족하고 충전 인프라가 미비하여 단종됨(1999년). EV1의 단종과 함께 정유회사 로비설이 나오며 전기차 시장이 다시 침체. 이후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2010년대 중반부터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성화됨.
3. 전기차 배터리의 발전과 충전 기술
배터리 기술의 변화
초기: 납축전지 → 니켈-수소 배터리 → 리튬이온 배터리.
현재: 고밀도 리튬이온 배터리로 발전하면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증가.
배터리 기술의 핵심: 전력 밀도, 수명, 충전 속도 개선.
배터리 용량 및 무게 변화
초기 납축전지: 60개를 사용해도 960kg의 무게로 인해 효율성이 낮았음.
리튬이온 배터리 도입 후: 동일한 에너지 밀도로 무게를 237.5kg까지 낮춤.
현재는 80~90kWh 배터리를 500kg 이하로 제작 가능.
4. 배터리 충전 방식의 차이
-1. 완속 충전 (AC 충전)
전압: 220V, 7~11kW 충전 속도.
방식: 가정용 충전기 활용, 충전 속도가 느리지만 배터리 보호에 유리.
예상 충전 시간: 60kWh 배터리를 기준으로 7kW 충전 시 약 9시간 소요.
-2.. 급속 충전 (DC 충전)
전압: 400V800V, 50350kW 충전 속도.
방식: 직류(DC) 충전을 통해 배터리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여 빠른 충전 가능.
예상 충전 시간: 150kW 충전기 사용 시 10~80% 충전에 약 20분 소요
-3. 초급속 충전 (350kW 이상)
전압을 800V까지 높여 충전 속도를 극대화.
하지만 실제 차량의 배터리 충전 곡선(Charging Curve) 상 대부분 150kW 수준에서 충전됨. 즉, 이론적으로 350kW 충전이 가능해도 차량이 이를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5. 800V 충전 시스템과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
-전압이 높은 것이 중요한 이유
전류보다 전압을 높이는 것이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데 효과적.
높은 전압을 유지하면 충전 시 배터리 발열을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
-800V 시스템 도입 배경
기존 400V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포르쉐, 현대 등이 800V 시스템을 도입.
포르쉐 타이칸, 현대 E-GMP(아이오닉 5, EV6) 등이 대표적인 800V 전압 기반 전기차.
하지만 폭스바겐 등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800V 시스템 도입에 보수적이었음.
6. 테슬라 충전 네트워크 (NACS) vs. CCS
CCS (유럽, 미국 표준): 400V 또는 800V 시스템을 지원하는 직류 충전 방식.
NACS (테슬라 자체 규격): 테슬라 차량에 최적화된 충전 방식으로, 기존 CCS 대비 작은 커넥터로 설계됨. 최근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NACS 도입을 확대하면서 표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
7. 충전 인프라의 변화와 전기차 시장의 미래
초급속 충전소의 문제점
1) 수전 용량 문제: 50kW 충전기 1개는 6층 건물의 전력 사용량과 동일. 350kW 충전기 10대가 동시 사용되면 아파트 단지 수준의 전력을 소비.
2) 고속도로 충전소 부족
현재 급속 충전소가 부족해 고속도로에서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 향후 충전 인프라 확대가 필수적임.
8. 충전 사업 모델의 변화
전기차 충전소의 프리미엄화
현재 공공 충전소의 전기 요금은 1kWh 당 327원 수준.
향후 민간 충전 사업자는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1kWh 당 1,000원 이상 받을 가능성이 있음.
충전과 식음료, 편의시설이 결합된 프리미엄 충전소 등장 예상.
완속 충전 확산
야간 충전을 위한 11kW 충전기 보급 확대.
기존 7kW 충전기의 속도 한계로 인해 11kW 충전기가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
9. 전기차 구매 시 고려해야 할 점
전기차 충전은 주유소처럼 즉시 충전하는 방식이 아님. 라이프스타일이 충전 패턴과 맞아야 전기차가 유용한 선택이 됨.
다음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전기차 구매를 추천:
1) 집 또는 직장에 완속 충전기가 있음.
2) 출퇴근 거리와 충전 주기가 맞음 (일일 50km 이하 권장).
3) 고속도로 이동 시 충전 대기 시간이 부담되지 않음.
다음 조건에서는 전기차 비추천:
1) 자택 또는 직장에서 충전이 어려운 경우.
2) 장거리 주행이 많고 급속 충전 의존도가 높을 경우.
3) 배달업, 물류업 등 하루 종일 운행해야 하는 경우.
결론: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발전 방향
초급속 충전기의 보편화,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150kW 급속 충전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적의 온도와 차량의 지원 용량으로 표준화 단계를 거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완속 충전은 기존 7kW에서 11kW 이상이 보급되면서 가정 및 직장 충전 활성화를 이룰 것이다. 심야 야간 전기값을 적용할 경우 가장 많은 전기차 소비자들이 사용하게 될 보편적인 충전기로 예상된다.
고속도로 및 도심 충전소의 프리미엄 서비스화를 계획할 수 있다. 주요 거점별로 충전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니즈에 맞춰 폭넓은 형태의 다양한 충전소 개념이 도입될 것이다. 단순 기름만 넣고 빠르게 사라지는 지금의 주유소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충전을 하는 시간 동안 간식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스테이션 개념의 충전소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내연기관 대비 충전 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충전 시간과 차량 주행 패턴을 고려해 전기차 선택이 필요하다. 적어도 집과 회사 두 지점 사이 한 곳이라도 충전이 원활할 경우 구입에도 문제가 없지만 충전에 대한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거나 충전소가 없을 경우에는 전기차는 매우 불편한 존재가 될 것이다. 자동차의 패턴에 사람이 맞출 필요는 없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전기차가 자연스럽게 들어와야 구입 후 사용 편의성 및 만족이 높아지게 된다.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다양한 사례와 전망을 살펴보면서 이달의 주제였던 배터리 충전의 변화가 모빌리티 대전환 속도를 높이는 단초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어렵다’로 결론지었다. 충전 방식, 속도 등은 표준화 과정을 거칠 것이고 사용 패턴과 기호에 맞게 골라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환의 흐름이 메가 트렌드인 것은 맞지만 충전의 혁신이 가속화를 이끌어내기는 힘들며 신제품의 등장, 보조금 연장 등의 다각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 변수가 함께 작용해 내연기관과 공존하며 시장을 꾸준히 키워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