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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미디어 디지털 혁신 연구회(레디모)] 트럼프 재선 가능성 및 세계와 한반도 안보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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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미디어 디지털 혁신 연구회(레디모)'가 7월 16일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 후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 트럼프 재선 가능성 및 세계와 한반도 안보

□ 강사 :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총격 사건 이후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지만 4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어 변수는 있다.

민주당은 총기 규제 문제를 들고나올 수 있다. 현재 미국 인구 3억 5000만 명에 풀려 있는 총기는 4억 정 이상이고 5%만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바이든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한 강제로 후보를 바꿀 수는 없다. 바이든이 사퇴하더라도 전당대회 전 오픈프라이머리 등 절차를 진행하는데 1개월은 짧은 시간이다. 후보 교체 절차도 주마다 달라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 

바이든이 후보를 고수하고 있고 새 후보는 검증되지 않아 트럼프 측의 공세가 거셀 것이다.

공화 민주 양당 모두 고령 후보가 나온 것은 문제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젊은 후보들이 나올 것이다. 미국의 문제는 이보다 더 다양하다. 양극화와 차별의 문제는 우리보다 심하다. 이민 문제 제조업 붕괴 등 산적한 과제들이 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의 기본인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흔들린다. 정치 경제 안보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선거 민주주의, 시장경제, 동맹정책의 세 가지 원칙을 흔들어 왔다. 트럼프 재선 이후 어떤 질서가 올지는 모르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1기에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 북한 핵문제 해결 등 세 가지 의제를 제시했지만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후 측근들의 이탈, 탄핵, 크로나 19로 임기 후반을 흘려보냈다. 만일 재선할 경우 이들 이슈를 다시 들고나올 것이며 그때보다 한층 더 진영을 꾸려 본격적으로 추진해 보려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1기 때 3번이나 김정은을 만났고 이후에도 편지를 주고받았다. 한때 김정은을 ‘little rocket man’이라고 불렀지만 인격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 따라서 재선할 경우 미-북 정상회담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여기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최근 나오는 민주당의 정책 보고서들을 보면 공화당 쪽으로 많이 접근했다. 트럼피즘은 미국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핵문제 해결에 대한 미북 양측의 포지션은 하노이에서 나왔다.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 때문에 입장만 내놓고 협상을 진행하지 못했다. 탄핵 문제가 없었다면 적어도 협상이 진행되었을 것이다.

판문점 회담 당시 NYT의 데이비드 싱어가 기사에서 ‘잠정적인 조치(interim step)’를 언급했는데, 최근 미국 NSC 래퍼나 콜비 등이 ‘잠정조치’를 언급했다. 미북회담이 진행될 경우 단계적인 접근으로 갈 수 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직후 이용호나 최선희 등은 “미국이 안보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영변 등의 옵션을 제시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여기서 안보 문제란 조선반도의 비핵화, 즉 미군 철수와 전략 자산 전개 중단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평양에 가서 노벨상을 받기로 작정할 경우 여지가 많다. 윤석열 정부 마지막 2년 내에 ‘통미봉남’이라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 

보수의 전략은 북한을 때려잡겠다는 것 같은데 싫어도 만나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트럼프는 자기 과시 욕구가 어마어마하게 강하다. 자기 무대에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것 싫어한다.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만날 경우 윤석열 정부가 난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가치와 정의 등과 무관하다. 과연 한국은 이런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미국은 이미 2차 세계 대전 직후의 나라가 아니다. 힘은 중국과 비등하고 동맹국들도 이탈하고 있다. 목표를 수정하거나 수단을 늘려야 하는데 수단을 늘리기는 어렵다. 

트럼프는 이미 1기에 ‘영원한 전쟁’은 안 한다고 선언하고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시켰고 각국에서 주둔군을 감축했다. 재선하면 중국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주한미군 문제를 고려할 것이다.

트럼프는 군사적 해결을 압박하기보다는 협상을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군사적인 압박을 말한 적이 없다. 첨단 기술 견제에 주력해서 경제적 해법에 치중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냐”라고 물으면 ‘내 카드를 내놓으라는 것이냐’며 밝히지 않아 왔다. 중국도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절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주한미군 주둔 문제는 ‘all or nothing’ 식이 아니어서 다양한 옵션을 조합해 행동을 취하고 이를 미국 여론에 홍보할 수 있다. 주한미군을 철수한다고 하면 대한민국 국민은 패닉에 빠질 수 있다. 미리미리 이해시키고 설득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가 그런 고민과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