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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연구모임] 외신이 본 한국언론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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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연구모임'(대표: 오태규 서울대 일본연구소 연구원, 전 한겨레 논설실장)이 3월 15일 모임을 가졌습니다. 연구모임 간사인 최광범 한국언론진흥재단 기금위원이 정리한 모임 내용을 소개합니다.


□ 주제 : 외신이 본 한국언론

□ 강사 : 최상훈 NYT 서울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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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연구모임 회원들이 최상훈 지국장 강의를 듣고 있다.>  


제17차 좋은 기사 연구모임이 3월 1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정신영기금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모임에서는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 지국장이 '외신 기자가 본 한국 언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뒤 회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최 지국장은 서울 특파원으로 재직할 당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추적 보도해, 2000년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의 언론, 정치, 경제, 문화에 관한 다양한 뉴스를 <뉴욕타임스>를 통해, 세계에 발신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 언론의 특징으로 △ 국격과 국익 중심 보도 △ SNS와 퍼 나르기 보도 △ 익명 보도 △ 당파적 보도를 들었습니다. 그는 이 중에서도 익명 보도가 한국 언론의 가장 커다란 특징이라고 본다면서, 이것 하나만 고쳐도 보도에 대한 불신과, 말 실수와 가짜 뉴스를 상당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외국에서는 주장과 관련한 보도는 절대 익명으로 쓰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서, 주장을 익명으로 하면 악용 당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언론의 존립 기반인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문제에서는 진보-보수 진영과 관계없이 미디어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한국 미디어들은 표현의 자유도 당파성 밑에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즉, 표현의 자유가 당파성에 인질이 되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최근 외국의 인권 단체가 한국의 언론과 관련해 가장 많이 지적하고 있는 문제가 명예훼손을 형사벌로 다스리고 더 나아가 사실 적시 명예훼손마저 처벌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명예훼손죄가 군사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뉴욕타임스>의 변화 모습도 소개해 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금 종이 신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디지털 중심으로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며, 기자들은 자신의 기사가 종이 신문에 실렸는지조차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신문사 전체 분위기가 디지털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한국의 미디어 환경은 일부 관료와 기업인 등 엘리트 층을 제외하고 완전히 SNS에 주도권이 넘어간 것 같다면서, 기존 미디어가 SNS로부터 주도권을 찾아오려고 하기보다 그에 편승하면서 공론장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파적이고 SNS 중심의 파편적인 뉴스 환경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미국의 서브스택(Substack) 같은 개인 저널리즘이나 뉴스메일 등을 많이 활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