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교육
[생성AI를 활용한 기사 쓰기1] 오세욱 박사 '생성AI 현황과 활용 방안' 강의
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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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AI, ‘의인화’ 해선 안돼… 업무효율 향상 도구로 써야”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생성AI 현황과 활용 방안' 강의
김정필 천지일보 기자
4월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생성AI 현황과 활용 방안: LLM에서 AI에이전트로’라는 주제로 열린 교육 현장. 이날 강의는 생성AI의 발전 속도와 그 파급력에 놀람과 동시에 실무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시간이었다.
삼성언론재단이 한국기자협회와 함께 언론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강의에는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이 나섰다. 그는 대학에서 동양사학과를 전공하고 언론홍보학으로 석·박사를 마친 인물이다. 신문사와 방송사 기자에 이어 자동 배열 방식의 이전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편집 일을 한 적 있으며, 현재는 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으로 AI 등 기술이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8일 서울 증구 광화문빌딩에서 삼성언론재단의 주최로 ‘생성AI를 활용한 기사 쓰기’ 첫 번째 강의가 열린 가운데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이 ‘생성AI 현황과 활용 방안: LLM에서 AI에이전트로’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 김정필 천지일보 기자)
오 책임연구위원은 “기술은 저널리즘과 만나면 한계를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계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굉장히 차이가 있다. 이것을 잘 활용하는 것과 그렇지 못하는 것의 차이도 크다”며 “저는 잘 활용하면서도 한계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생성형 AI를 어떻게 업무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글쓰기 톤(Tone), 스타일(Style), 템퍼러처(Temperature) 등 하이퍼 파라미터 조절을 통해 같은 질문도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실습 사례로 보여줬다. 하이퍼 파라미터는 모델이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사람이 직접 설정하는 값을 말한다.
현장에서 소개된 주요 툴(도구)은 오픈AI ‘챗GPT’, 엔트로픽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등이었다. 오 위원은 각각의 특징을 짚으며 “챗GPT는 생성 성능이 뛰어나지만 다소 기계적인 문장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 클로드는 인터뷰 정리나 보고서 작성에 강하고, 제미나이는 구글 생태계와의 연계가 용이하다”고 소개했다. 사용자가 최적의 툴을 선택해 활용하면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이 생성AI 역사와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정필 천지일보 기자)
그러나 생성AI를 ‘의인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성AI는 대화 상대가 아니라 데이터 처리 도구일 뿐”이라며 “질문이 아닌 명령으로 지시해야 제대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추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문제를 찾아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강의는 이론에 머무르지 않았다. 오 위원은 실제 기사 작성, 인터뷰 정리, 보고서 작성, 이미지 생성, 유튜브 영상 내용 요약, 데이터 기반 기사 자동화 등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활용 사례를 시연했다.
한 외국 행사에서 네이버 ‘클로바노트’로 녹취록을 정리한 뒤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A4 3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단 6시간 만에 출판 가능한 보고서로 작성한 사례는 현장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보통 생성AI 도움 없이 이런 작업을 하려면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심층 인터뷰 보고서 작성 사례도 공유했다. A4 50페이지 분량의 인터뷰 내용을 공들인 프롬프트를 통해 클로드로 정리한 후, 교열 작업을 거쳐 약 7시간 만에 완성했다고 했다. 오 위원은 “내가 귀찮아하는 일도 생성AI는 귀찮아하지 않는다”면서 “데이터를 넣고 정리하는 작업은 내가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 인터뷰한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 후 클로드를 통해 요약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이 국내 언론의 생성AI 활용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정필 천지일보 기자)
오 위원은 “AI가 작성한 기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생성AI는 자료 정리 및 기사 작성의 ‘시간을 줄여주는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칼럼 작성 시 AI가 보여주는 ‘일반적인 생각’은 기자에게 새로운 각도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은 “AI가 뽑아주는 문장은 평균적인 인식을 반영한다”며 “기자는 그 틀을 깨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표 데이터를 기사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방법, 유튜브 영상의 자막을 활용한 요약, 이미지 설명을 기반으로 프롬프트를 생성해 AI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 등 다양한 실전 팁을 공유했다.
아울러 국내 언론사의 생성AI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서울경제의 맞춤형 기사 자동 발송 시스템, DBR의 챗봇, 중앙일보의 구글 AI 도입, 매일경제의 기사 자동 번역, SBS의 폴리스코어 등이다.
오 위원은 “우리나라 언론의 기술 수준은 해외와 큰 차이가 없지만, 기사 콘텐츠를 ‘상품’으로 보는 관점은 아직 부족하다”며 “영국 가디언은 기사도 상품으로 보고 프로덕트 엔지니어링 부서를 편집국에 두고 있다. 우리도 저널리즘과 비즈니스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은 끝으로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보완적인 역할을 역사적으로 수행했다”며 “현장의 언론인들이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봐야 기술이 가져오는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오는 4월 15일 저녁 6시 30분에는 ‘생성AI 활용 기사 작성 실습’에 관한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