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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회]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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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교언회'가 11월 5일 모임을 가진 후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 강사 : 정종우 한국은행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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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회 회원들이 정종우 부연구위원의 강의를 듣고있다.>


■사회문제의 시작, 교육...지역 비례선발제가 해결 실마리

▲입시경쟁이 과열되면...

① 사회경제적 지위 대물림이 심화


 ⓐ 소득수준별 진학률 차이 ‘5배’

= 소득수준별로 사교육 격차가 큰데, 이런 격차가 소위 말하는 상위권대학(8곳 한정) 진학률 차이로 이어져. 월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이면 자녀 한 명당 평균 96만 원을 사교육비로 사용. 반면에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 지역별로 봐도 서울은 사교육비가 1인당 100만 원이 넘어가는데 읍면 지역의 경우 크게 미치지 못해. 소득 상위 20%와 소득 하위 20%의 대학진학률을 비교해보면 5배 이상 차이가 나.

= 학생 진학은 25%가 지능, 75%는 부모의 경제력이 영향을 크게 미친다


 ⓑ 서울 학생들은 기대에 비해 대학을 훨씬 잘 간다

= 고교 졸업생 가운데 서울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16%. 하지만, 서울대 진학한 학생 가운데 서울 학생이 차지한 비율은 32%.

= 특히, 강남 3구로 갈수록 심화. 강남3구 출신은 전체 고교 졸업생 가운데 4%뿐이지만, 서울대 진학생 가운데는 강남3구 출신 학생이 12% 차지.

= 학생 진학률 격차의 92%는 거주 지역 효과다. 학생의 지능만 따져봤을 때, 서울지역 학생들의 진학률은 0.44로 예측되지만 실제로는 0.85였고, 비서울지역 학생의 진학률은 0.40으로 예측되지만 실제 진학률은 0.33이었음. 서울지역 학생들은 기대치를 훨씬 상회해 대학을 잘 가고, 비서울 지역 학생들은 오히려 기대치보다 못 가게 되는 현상 발생.


 ⓒ 거주 지역 효과→사회의 역동성 저하

= 지역 간 소득수준 차이, 사교육 환경 차이 등이 대학 진학률 차이로 이어져. 거주 지역 효과로 사회경제적 대물림이 심화되는 상황.


② 대학 내 교육적 다양성 부족

= 교육적 다양성의 의미는 대부분 지리적, 지역적 다양성을 의미.

= 전체 고3 인구의 52%를 차지하는 중소도시 출신 학생들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가는 비중이 적고 오히려 전체의 16%만 차지하는 서울 지역 학생들은 서울대 연고대를 가는 비중이 훨씬 높아.

= 지역적 다양성 부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③ 저출산과 만혼, 그리고 수도권 인구 집중

=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 저널에 실린 우리나라 교수진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교육비로 대표되는 교육열로 인해 저출산과 만혼 현상이 심화된다는 걸 알 수 있음.

= 교육열로 인해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6%p 증가했고, 무자녀 비율 역시 3%p 증가했다는 게 통계로 확인됨. 

= 초중등 교육 목적 서울 전입률도 꾸준히 상승. 서울의 아파트 가격만 봐도 강남, 서초구의 아파트 상대 가격이 2010년대 이후로 계속해서 증가. 이것 역시 입시제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음.


④ 청소년·대학생의 정서불안, 그리고 교육성과 저하

= 청소년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 통계치 작성 이래 지난해가 가장 높았음. OECD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가 자살률 상위권에 위치.

= 창의성·협동심 등 비인지 역량도 떨어지는 상황. 주변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이로 인해 협동심도 떨어지고 있다는 추측.

= “학교 타이틀이 중요하다”“1점만 더 받으면”이라는 생각 때문에 ‘N수생’ 폭증. 학교 타이틀만 보고 가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전공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도 전공지식을 활용하지 못해. 대졸자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 수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음. 거기에 1년 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재수할 때 드는 비용, 재수하지 않고 대학에 제때 갔을 때, 이후 졸업 시 받게 되는 연봉 등을 생각하면 사회적으로 낭비되고 있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⑤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입시경쟁을 완화하는 게,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시경쟁의 ‘나쁜 균형’을 깨자 – 지역별 비례선발제

① 입시 경쟁의 나쁜 균형 – “남들 다 하는데 우리만 안 할 수 있어?”

= 경제학에서 균형이란 ‘모두가 움직일 생각이 없는 상태’임. 현재 입시 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우리 모두가 사교육에 과의존하고 싶지 않아도 과의존할 수밖에 없게 됨.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 누가 먼저 그만둘 수도, 그만둘 의지도 없는 상황. 그래서 사교육 의존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 입시경쟁의 나쁜 균형임.


② 나쁜 균형의 순환고리를 깨자

= <㉠서울-비서울 진학률 격차 증가 → ㉡서울 이주 증가 → ㉢서울 교육자원 수요 집중 → ㉣서울 교육자원 수요 집중 → 다시 ㉠서울-비서울 진학률 격차 증가> 이런 나쁜균형의 순환고리를 깨야 문제 해결 가능.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이 가운데 ㉠ 부분을 먼저 건드리자는 것. 지역별 진학률 격차를 줄이면 순환고리를 끊을 가능성이 생김.


③ 지역 비례선발제, 상위권대부터 시작하자

=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서 신입생을 선발하고, 무엇보다 입학 정원 ‘대부분’에 적용하는 게 중요함. 단, 선발 기준 및 전형 방법은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두자는 게 ‘지역 비례선발제’의 주요 개념.

= 지역별 선발 비율의 경우 학령인구에 비례한 고정 비율을 제시하는 대신, 선발 비율의 범위를 정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음.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에 비례해 0.7배~1.3배 내에서 선발하는 식. 일종의 ‘상하한’을 정하는 것.

= 누구를 지역 학생으로 보느냐를 정하는 ‘거주 기간 기준’도 신중히 정해야 해. 거주 요건이 너무 짧으면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길면 거주 이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게 되는 부작용 발생. 현재 지역 인재 선발 전형 요건이 6년(중·고교 기간)인데, 참고할 수 있어.

=지나치게 선발 모집단위가 적은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음. 무전공 등 광역 선발 전형을 만들고 실시해야 제대로 시행 가능. 모집인원이 10명인 학과가 그대로 남는다면 지역별 비례를 적용하기가 힘들어져.


▲ 지역비례선발제를 도입하면

① 잃어버린 천재를 발굴

= 일명 ‘로스트 아인슈타인(Lost-Einsteins)’ 현상이 완화될 수 있어. 만약 지역별 학생 선발 비율의 상하한을 두면 진학률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음.

= 하한 0.7배수, 상한 1.3배수를 적용했을 때 해당 지역 학생의 잠재력을 기준으로 한 ‘기대 진학률’과 ‘실제 진학률’의 격차·괴리가 64%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음. 그만큼 현재 입학 시스템으로 찾지 못했던 인재들이 기회를 더 받게 되는 것.

= 이들 학생의 성적이 떨어질 거란 생각은 편견.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으로 들어온 지방학생들의 성적은 다른 학생들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정시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보다 높음.


② 대학 내 교육적 다양성이 확대

=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정치이념, 다른 직업, 다른 지역 환경을 보고 자란 학생들이 한 대학에서 섞이게 될 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들은 이미 이런 다양성의 효과에 주목. 지난 2016년부터 서울대는 다양성 위원회를 운영하고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