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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제표와 공시를 활용한 기사작성2] 착한 부채와 나쁜 부채, M&A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

작성일 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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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헌 MTN 기업경제센터장 두번째 강의 "착한 부채와 나쁜 부채, M&A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

“누구든지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1년만 열심히!" 


글: 김영철 헤럴드경제 기자


기자는 배움을 멈출 수 없는 직업이다. 다른 업종에 비해 인사이동이 비교적 잦은 탓에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되면 한동안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일상이 된다.


산업부를 출입하는 기자에게 기업 재무제표와 공시는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비(非)상경계열 전공을 한 사람의 입장에선 이러한 ‘기본 지식’이 한없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을 단번에 파악하기라도 한 듯, 기자 출신인 김수헌 MTN 기업경제센터장은 “누구든지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눈 한 번 딱 감고 1년만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며 강연에 참석한 기자들을 독려했다.


김 센터장의 강의는 재무제표와 공시를 기반으로 한 기사를 정확하게 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 재무제표를 토대로 분석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기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수업이다. 실제 보도된 기사를 예시로 들며 공시·재무제표 기반 기사 작성에서 자주 발생하는 분석 오류와 표현 실수를 짚어준 덕분에 이해하기도 한층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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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헌 센터장이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한 기사 작성시 실수가 반복되는 사례를 들어 올바른 표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상한 부채들에 대한 이야기

부채(負責)는 제삼자에게 지고 있는 금전상의 의무다. 타인에게 빚을 지고 있으며, 이를 갚아야할 의무가 있지만, 회계상으론 부채가 많으면 오히려 괜찮은 경우도 있다. 


김 센터장은 회계상에 선수금과 선급금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리 받은 돈인 선수금은 부채이며, 반대 입장에서 미리 준 돈은 선급급으로 부채라는 설명이다.  


가령 A씨가 김밥집에 김밥을 주문하면서 비용을 먼저 지급했을 경우, 김밥집 사장은 자산과 부채에 모두 200만원을 기재해야 한다. 김밥이라는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갚아야 하는 의무부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밥집 사장이 주문받은 김밥을 손님에게 최종적으로 제공하고 나서야 부채상에서의 200만원은 사라진다. 즉, 회계상에서 부채가 증가한 경우 중에 선수금처럼 부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었다. 


김 센터장은 선수금과 같은 부채 외에도 회계상에서 차를 판매할 때마다 부채가 쌓이는 경우도 소개했다. 판매보증충당부채·무상수리충당부채·품질보증충당부채으로 불리는 부채의 종류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차량 100대를 50억원에 판매했다. 이럴 경우 1년의 무상수리보증 의무가 생긴다. 단순히 차를 판매한 행동에서 그치지 않고, 판매 차량에 대한 미래 지출 가능성이 높고 지출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다면, ‘충당부채’라는 회계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김 센터장은 설명했다. 즉, 충당부채는 과거사건이나 거래의 결과로 현재의무가 존재하고,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을 때 인식한다. 


주가가 올랐는데 도리어 기업 회계상에선 부채의 증가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A기업이 3년 만기 전환사채(CB) 100만원을 발행했을 경우 일반회사채와 주식전환권이 생긴다. 일반회사채는 원리금을 갚아야할 의무로 부채이다. 주식전환권은 요구가 있으면 신주를 발행해줘야 할 의무인데, 주가하락에 따라 전환가격이 하향조정되는 리픽싱 조건이 있으면 전환권은 부채가 된다. 즉, 기업가치인 주가가 오르면 오르면 전환권(파생금융부채)의 가치가 오른다.  


◆ M&A에 늘 따라붙는 회계, PPA와 영업권

가게를 거래할 때 붙는 웃돈을 흔히 권리금이라고 부른다. 가령 A씨가 B씨가 운영하는 치킨 가게를 인수하려 할 때 이러한 권리금이 생길 수 있다. B씨 가게에 보증금이 2억원, 장비 1억원 등을 합쳤을 때 총자산이 3억원이라고 가정하면, A씨는 B씨에게 자산 3억원을 더해 웃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 해당 가게의 단골 손님들, 가게 위치, 직원들의 숙련도 등까지 무형자산을 고려한 결과다. 


기업에서도 권리금처럼 ‘영업권’이 있다. 영업권은 기업의 입지 조건이나 브랜드 충성도, 기술, 독점적 지위, 조직의 우수성 등 동종의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무형자산이다. 회계상에선 인수가격배분(PPA, Purchase Price Allocation)을 통해 브랜드, 고객관계 등 장부에 없던 무형자산의 가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있다. PPA는 기업 인수 시 지불한 총 인수대금을 피인수 기업의 자산과 부채에 공정가치로 배분하는 회계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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