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모임활동
[BOK習(복습)] 한국 자본시장의 특징과 주요 이슈
2024.07.29
본문
'BOK習(복습)'이 지난 7월 26일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에서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 한국 자본시장의 특징과 주요 이슈
□ 강사 :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복습 회원들이 최재원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PBR
주가순자산비율(PBR)은 Book equity(순자산) 관련 지표. 분자가 시가총액이고 분모가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 분모는 과거 측정 지표로 회사가 그동안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분자인 시가총액은 미래 측정 지표다. PBR은 단순히 저평가나 고평가가 아니라 미래와 가치의 비교 지표.
PBR이 무엇인지는 지난 40년 동안 파이낸스 학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가 이뤄진 분야. 결론은 뭔지 모르겠다임. 예전엔 PBR이 낮으면 수익률이 높아서 좋다고 생각했음. 대표적으로 워런 버핏 등이 저 PBR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었음. 그런데 한국 투자자들은 PBR이 낮다고 불만을 제기함. 지금도 학설이 대립 중인데 이건 적정 주가를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 신이 있느냐 없냐,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냐 없냐처럼 적정 주가를 알 수도 없고 추정하는 방법이 맞는지도 모르기 때문.
PBR이 너무 낮다는 건 어떤 값에 비해 낮다고 보는 것. PBR 1배가 장기 평균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회귀할 것으로 믿기 때문임. A기업 주가 PBR이 0.2배라고 저평가라고 하는데 생각해 볼 문제임. PBR이 낮다는 건 정말 저평가됐을 수도 있지만 미래 장부가가 감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음. 실제로 A주는 저 PBR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가 나중에 재무적 투자자가 풋옵션을 가지고 있었다는 기사 나오면서 하락함.
성장주는 무형자산이 많고 성장가치가 높은데 실물자산은 적은 회사. 이런 회사 특징이 자본 지출이 높고 연구개발도 많이 함 PBR이 높은 편. 반대로 가치주는 실물자산이 많고 무형자산은 적음. 연구개발이 상대적으로 덜한 데 고정비용이 높아서 경기에 취약함.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가 안 좋으면 공장 비용 등으로 영향을 받지만 엔비디아는 공장이 없어서 영향이 덜한 것. 가치주는 PBR이 낮고, 성장주는 PBR이 높음.
한국은 가치주 시장임. 한국 증시가 안 오르는 이유는 가치주 위주 시장이기 때문. 성장 동력이 떨어진 성숙한 기업 중심임. 연구개발보다는 유형자산이 많음.
한국 증시 PBR이 낮은 이유를 기업 지배구조나 배당성향에서 이유를 찾는데 더 큰 문제는 성장 기회가 떨어진 것. 한국엔 엔비디아도 없고 노보노디스크도 없음. TSMC랑 경쟁에서도 뒤처지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짐. 작년까지 배터리가 그나마 있었는데 PBR이 매우 높았음.
전통적으로 낮은 PBR은 매력적인 투자로 인식됐는데 한국은 2008년 이후 수익률이 좋지 않음. 2008년 이후 가치주 프리미엄이 사라졌기 때문.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 일본, 선진국 시장 전부 가치주 프리미엄이 사라짐. 성장주는 만기가 긴 채권, 가치주는 만기가 짧은 채권으로 볼 수 있는데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성장주 가치가 확 오른 것. 미국도 가치주는 성장세가 낮음. 결국 한국은 성장주 투자 붐에서 소외됐기 때문임.
주식 시장에서 기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주가가 펀더멘탈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 어닝 쇼크나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주가가 이동해야 한다고 하는데 전혀 그럴 이유가 없음. 진짜 저평가 된 주식이라고 해도 주가가 안 올라가도 아무 일이 생기지 않음. 옵션이나 채권과 다름. 실적 발표를 하든 가격에 오류가 있든 내재가치에 수렴해야 할 이유가 없음.
한국 시장이 아쉬운 건 내재가치에 수렴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것. 단적인 예시가 공매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된 것이 아니라 적정 가치라고 봤을 때 공매도가 안 되는 상황이면 고평가 됐다고 볼 수 있음. 공매도가 없으면 변동성도 심해짐.
사모펀드, 해외자본 등이 들어와서 저평가 된 주식이 있다고 하면 적대적 인수합병해서 주가를 원상복구 해야 함. 그런데 한국에선 적대적 인수합병이 어려움. 사모펀드 규모도 아직 작음. 상장폐지도 이뤄져야 함. 주가가 0이 돼야 하는 회사는 그렇게 만들어야 함.
전문가 한 명보다 군중의 아이디어가 모이는 것이 더 정확할 때가 많음. 전문가는 확신이 있고 편견이 있어야 성공하기 때문. 편견 없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노이즈가 사라지는 효과가 있음. 그것이 소수 전문가보다 더 정확할 EO가 있음. 군중의 지혜가 성립하는 조건이 있어야 함. 의견이 골고루 반영돼야 하는데 공매도를 막아버리면 긍정적인 의견만 들어감. 그래서 주가가 고평가 되는 것. 공매도가 불가능하면 기존 주주, 대주주만 유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