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사업

연구모임활동

[해외보도연구회]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 취재기

2024.02.13

본문

'해외보도연구회'(간사:김혜란 더벨 기자)가 2월 6일 모임을 가진 후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 취재기
□ 강사 : 강형원 전 AP통신 사진기자 

a4df7e52581494d4b19855e2ac79801c_1712631321_2282.jpg 
<강형원기자가 강의를 하는 모습이다.> 

- “기자로서 가장 위대한 날이 오늘이다.” 명심해라. 

-나는 사진학 전공자도 아니고 물리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세상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LA 타임스 인턴으로 처음 들어갔을 때, 당시 편집국 직원이 1100명이었고 사진기자만 70명이었는데, 차별화된 사진을 찍으니까 눈에 띄었다. 백인 기자들이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우리를 초라하게 만든다’고 했었다. ‘1대 1로 경쟁해선 절대 지지 않는다’는 태도로 평생을 살아왔다 기자들은 어디를 가나 그 자세를 가고 있어야 한다. 

- 1987년 민주화운동을 취재하러 한국에 왔었다. 그때 1965년 LA 폭동을 취재했던 선배 기자들이 취재 방법을 잘 알려줘서 나는 안 다쳤는데, 한국 기자들은 많이 다치는 걸 봤다. 그 당시 외신 기자 선배들에게 배운 것이 있다. 이 기자들은 자기가 밖에 나가서 보지 않은 것은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니 오보가 없었다. 기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만 보도해야 한다. 기자가 직접 확인하지 못했는데 어쩔 수 없이 남의 말을 인용해야 할 경우엔, (미국 언론의 경우엔) 제3자 두 명으로부터 크로스체크가 될 경우, 즉 세 사람으로부터 확인된 팩트일 경우에 인용한다. 

- (미국에선) 공공장소에서 성인에겐 초상권이 없다. (재난, 사건∙사고 피해자를) 18세 아래만 아니면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는다. 어른이 공공장소를 돌아다니면 누구한테든지 사진 찍힐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모든 것은 기자들이 취재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름 물어보면 가르쳐 준다. 경찰한테 물어도 알려준다. 총기 사고 피해자들의 얼굴과 실명도 그대로 보도한다. 기자들의 최소한의 책임이다. 이름 없이 죽은 것처럼 억울한 것은 없다. 죽은 사람한테 이름을 붙여주는 것은 보편적인 상식이다. 

- 지난해 9월 미국에서 F35 25대를 50억 달러 주고 산다고 한국 정부가 발표했다. 사기로 결정 한 과정, 왜 필요한지, 저 돈이 어디서 나와서 사는 건지 기사가 하나도 안 나왔다. 

- 내 옆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뉴스가 될 수 있다. 직접 확인하라. 공공장소는 모두 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리고 모든 취재가 자기 최고의 작품으로 완벽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람들은 99개의 좋은 기사보다 1개의 잘못으로 기자를 기억한다. 자기 바이라인 들어가는 어떠한 프로덕트도 맘에 안 들면 올리면 안 된다. 시간을 끌어서 다시 써야 한다. 

- 미국 기사의 경우 한 기사에 바이라인이 굉장히 많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다른 기자들과 문제없이 잘 일할 수 있는지가 기자의 중요한 자질로 평가받는다.  

- 뭘 취재해야 하는가. 항상 존재하는 이슈에 대해 생각하라: 빈부격차, 균형 잡힌 발전(도시와 지방), 기후변화(에너지 비용), 재정적자(세금 부담과 복지) 세계 평화(국방비 지출),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 간 무역 분쟁.  

- 기계적인 중립보다 상식적인 중립이 중요하다. 

- 우리 다음 세대들을 염두에 두고 취재해야 한다: 어떤 파트너와 살 것인가(결혼과 상관없음). 어디서 살 것인가. 직장이 아닌 직업(직장은 많이 바꿀 것임). 종교나 사상(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됐는데 정신적 빈곤 문제 발생)

- 문명화된 사회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룰에 대해 생각하라: 가치관, 존엄성, 투명성, 자존심/자존감. 진실 유통(Truth). 지식을 유통한다면 이 다섯 가지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체크리스트로 통과했는지 보고 유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모순에 대해 지적하고 교육을 시키는 게 기자의 역할이다.  

- 대화의 질은 어떻게 물어보느냐에 달렸다. Yes or No로 답하게 되는 질문은 하지 말라. 설명을 들어라, 어떻게 해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스토리를 뽑아내라. Statement는 버리고 Story를 찾아라. 

- 언론도 변해야 한다. 요즘 세대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쓰고, 짧게 쓰고, 재밌게 써야 한다. 

<회원들의 질문>
Q. 한국 취재 환경은 미국과 다르다. 개인정보 보호, 공공장소에서의 초상권 침해 문제, 실명 보도에 대한 거부감 등 언론을 대하는 시민의 인식이 낮아 위축되는데.
A. 초상권 문제는 한국도 언론사가 대법원까지 가서 공공장소에서는 ‘언론 자유에 입각에 얼마든지 촬영하고 누구나 찍을 수 있다’는 판례를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을 아끼려고 합의를 하는 것 같다. 언론사가 판례를 남겨야 한다. 공공장소에선 초상권이 없다. 

Q. 민주화운동 취재 당시 한국기자들과 달리 안전하게 취재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했는가. 
A. 불이 안 붙는 옷,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 보호구, 헬멧 착용. 한국 기자들은 양복바지 입고 왔다.

Q. 외신 매체 방송 기자들은 실제 방호복 입고 취재하나. 복장 규정이 내규로 있는지.
A. 로이터는 위험한 곳에 취재 가는 기자들의 경우 트레이닝 안 받으면 내보내지 않는다. 나같이 취재 경험 있는 기자들이 어떤 복장으로 나가서, 현장에서 어떻게 위험을 피해 취재하는지, 교육한다. 1년 내내 강의가 있다. 

Q. 미국 언론의 경우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최근 트렌드인가. 그렇게 되는 이유
A. 원래 그렇다. 특히 복잡한 스토리의 경우. 한 사람이 보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보는 게 철저한 취재가 되기 때문에. 지휘 데스크가 있어서 부분적으로 나눠 취재한다. 항상 에이팀이 있다. 뭐든지 잘하는 에이팀 몇 명. 거기에 들어가려고 경쟁한다. 

Q. 미국 언론의 데스크 역할이 한국과 다르다는 생각. 미국은 데스크가 직접 취재현장 지시를 많이 하는가. 
A. 경우에 따라서. 그렇지만 저널리즘은 최고 많은 정보를 기자가 갖고 있다. 데스크는 모른다. 

Q. 수사기관은 굉장히 폐쇄적이어서 취재하기가 힘들다. 수사 담당자를 접촉해도 공보 담당자에 물어보라고 돌린다. 미국 환경은 어떤가. 어떻게 취재해야 하나.
A. 미국도 마찬가지다. 수사기관에서 직접 취재할 수 있는 건 한정돼 있다. 그쪽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나머지는 기자가 발로 뛰어야 한다. 

Q. F35 관련해서 한국 기자가 더 취재했으면 좋겠다 하는 아이템이 있는지.
A. 한국은 비싼 전투기를 살 게 아니라 드론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가. 군복무하고 미국 와서 드론 공부, 국방부 무기 개발하고 그런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 찾아서 조언 구하고 취재해 보라. 

Q. 한국 언론사 경력을 갖고 미국에서 프리랜서에 도전할 수 있는지.
A. 포트폴리오가 돋보여야. 프리랜서는 주제별로 고용할 수 있어 기회는 많다. 셀프마케팅을 잘해야한다. 
 
Q. 미국 기자의 고용 안정성은.
A. 일 잘하는 사람은 안 쫓겨난다. 그만큼 경쟁이 심하다. 기자들은 매일매일 평가받는다. 능력이 있는 기자들만 살아남는다. 생존하는 기자는 극소수다. 오직 능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전직하는 경우도 많다. 일간지에서 주간지나 온라인 매체로. 대부분의 영세 상업 언론사는 프리랜서를 많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