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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習(복습)] 한국경제의 저성장 진단과 주요 이슈 및 단기 전망

2023.12.21

본문

한국은행 출입기자 공부모임인 'BOK習(복습)'(간사: 김경희 중앙일보 기자)에서 12월 8일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 회원인 김성모 조선일보 기자가 정리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 한국경제의 저성장 진단과 주요 이슈 및 단기 전망

□ 강사 :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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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습 회원들이 이윤수 교수의 강의을 듣고 있다.> 


1. 저상장의 원인 

한국 경제의 저성장 원인을 찾으려면 우리의 고성장 시기를 반추해 보고 무엇이 변했는지 분석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1960~2014년 높은 성장률이 꾸준히 이어지는 ‘지속적 성장(sustainable growth)’을 했다.


이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성장 회계 분석을 해보니, 한국 경제성장의 특징은 1970~80년대 경제성장이 높을 때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컸다. 산업 부문별로 보면 전기·전자·반도체(Electronic) 분야의 성장이 한국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자동차·조선(Transportation)이나 화학(Chemical) 부문은 평균적으로 증가했고, 섬유(Textile) 부문은 전체적인 산업 크기는 유지됐지만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오히려 비중은 감소세였다. 지금까지는 이런 전기, 자동차 부문이 우리 산업을 이끌었지만, 이들 부문의 기여도를 줄일 새로운 신산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신산업이 있었다면 반도체 비중이 줄고, 그 신산업이 우리 산업을 드라이브했을 수 있는데, 그렇지는 못 했다는 얘기다.


또 우리나라 저성장을 진단해 보면 자본 기여의 감소와 생산성 하락, 노동생산성의 추세적 하락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성 성장률이 굉장히 높았고, 이를 통해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미국 생산성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60수준까지 따라왔다가 2000년 들어 다시 하락하고 있다. 우리는 특히 서비스업 생산성이 낮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도 BTS 공연을 할 때 고급 서비스 부문이 함께 늘어 고용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따라 올라가면 좋은데 그렇지 못했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 생산성은 중국보다 낮과 베트남과 비슷한 정도다. 서비스 산업 생산성이 왜 낮은지에 대해 고민해 볼 때다.


기업의 동학 관점에서도 저성장을 분석해 볼 수 있다. 동학이란 기업이 얼마나 활발히 진입·퇴출하는지 등을 말하는 ‘다이내믹스’ 역동성을 의미한다. 예전엔 미국 오하이오주(州)가 철강, 자동차가 유명해서 실리콘밸리 같았던 곳이지만 결국 공장들이 문 닫고 나가며 역동성이 사라졌다. 특히 신생 산업의 진입·퇴출률이 기업 다이내믹스와 연계되는데, 한국에선 스타트업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에선 신생 사업체의 생산성 증가율이 2010년 이후 둔화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에 한국과 미국은 1인당 소득 측면에서 2050년까지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1인당 소득 성장률은 2020년 대비 미국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나 이는 실질소득이 느리게 증가해도 인구 성장률이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2. 한국 경제의 주요 이슈

한국 경제의 주요 이슈는 네 가지 정도로 본다. ①가계부채 ②내년도 경제 전망 및 이자율 전망 ③부동산과 PF 부실 문제 ④분절화와 디리스킹이다. 


우선 가계부채는 2012년부터 한국경제의 뇌관이다. 이미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를 맞아, 레드라인을 넘은 셈이다. 그러나 가계부채의 분포를 유심히 봐야 한다. 부채 총량이 늘어난 것 자체는 베이비부머가 고령화되면서 노후준비를 위한 임대주택 구입 등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취약한 차주다. 신용점수가 700점 이하이고 소득 하위 30%에 속하거나 3개 이상 금융기관에 채무를 진 다중 채무자로 정의되는 취약한 차주의 연체율은 20%에서 최근 23.6%까지 올라왔다. 이자율이 오른다고 모두가 대출을 줄이지 못 하는 것도 문제다. 청년층의 경우 전세 대출과 부채 상황 부담이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소득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부채가 늘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취약한 차주는 저축은행에 집중돼 있고, 대출상품별로는 신용대출과 기타대출에 집중된다는 특징도 보인다.


내년도 경기 전망을 하자면, 우선 미국 금리 전망을 살펴봐야 한다. 9월에 나온 연준의 경제전망 요약을 보면, 연준은 앞으로 2번 정도의 금리 하락을 보고 있다. 고금리가 상대적으로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CPI도 중요하지만 노동시장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노동시장이 건재하는 현재 상황에선 연준이 금리를 높게 유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 선망에 대해선 반복적으로 하방 조정하고 있다. IMF가 2.2%, 한국은행이 2.1%, 글로벌 IB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1.9% 정도 된다. 저출산·고령화로 노동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노동수요 증가에 대한 방안 없이 여성 고용률이나 외국 인력 활용 등으로 노동 공급만 늘리는 것은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성장률 1%를 유지하기 위해선 고용률이 2070년까지 80%까지 증가해야 하고, 1.5%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070년 108%까지 증가해야 한다.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분절화로 인한 얘기로 넘어가자면, 미국 정부의 입장은 간단하다. 중국에 대한 리스크를 매니지하는 게 아니라, 사실 피하라(avoid)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외생적 변화에 따른 대외 정책을 새로 짜는 것은 물론이고 산업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장기적인 정책과 비전이 필요하다. 또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에서의 공급망 참여도 필요하다. 중국 이외의 베트남이나 다른 아시아권의 확장 등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