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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習(복습)] 예금보험제도를 통해 본 화폐와 금융

2023.06.14

본문

한국은행 출입기자 공부모임인 'BOK習(복습)(간사: 김경희 중앙일보 경제부기자)'이 6월 14일 모임을 갖고 예금보험제도에 대해 공부했다고 합니다.

모임에서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예금보험제도를 통해 본 화폐와 금융

□ 강사: 임일섭 예금보험공사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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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K習 연구모임 회원들이 임일섭 예금보험공사 연구센터장의 강의를 듣고 있다.> 


1. 미국 은행의 역사

- Free banking era(1836~1863년): 주 정부에 등록하기만 하면 은행업을 할 수 있던 시대. 당시 은행들은 각자의 banknote를 발행하고 이게 화폐처럼 쓰임. 단 화폐의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state bond를 담보로 발행. 그런데 당시에는 주 정부가 안정적이지 않아서 state bond도 부도 위험이 있었음. 그래서 banknote도 상황에 따라 할인돼서 거래됐고, 은행이 파산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함. Free banking의 문제점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제도 개편.

- National banking era(1863~1913년): 연방정부에 등록하는 체제로 바뀌면서 국채를 담보로 한 national banknote로 통합. 무조건 국채를 담보로 해야 하니 자금 조달이 기존보다 어려워짐. 그래서 은행들이 규제차익을 노리고 national banknote 대신 요구불예금으로 자금을 조달. 그러다 보니 이 시기에도 뱅크런과 패닉이 계속됨.

- Central bank의 설립(1913년): 이제는 Federal Reserve System이 banknote를 독점적으로 발행하도록 함. ‘중앙은행의 독점적 발권력’이라는 게 여기서 유래한 표현. 중앙은행은 일종의 청산소(clearing house)로서 최종결제자산을 공급. 이게 우리가 지금 아는 지급결제시스템.

- FDIC 설립(1933년): 그럼에도 1920년대 대공황 시기에 대규모 뱅크런 발생. 이에 글래스-스티걸법 도입되면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설립.


2. 예금보험제도의 이론적 배경 

2.1. 예금보험에 대한 비판

- 뱅크런은 미국 고유의 문제 아니냐는 비판 제기. 지역 기반의 은행이 많은 미국에서는 은행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지 않아서 지역 경기가 악화하면 은행 파산으로 이어지기 쉬울 뿐이라는 것.

- 도덕적 해이의 문제도 있음. 예금주는 원래 은행의 risk-taking이 적절한지 등을 감시하는 입장. 그런데 보험으로 인해서 예금주가 이런 감시를 할 유인이 약화. 특히 소형 은행의 경우 사실상 보조금을 주는 격이 된다는 비판. 국내에서도 은행-저축은행 사이에 이런 갈등이 있음. 저축은행은 예금보험이 없다면 지금처럼 자금 조달하긴 어려울 것.


2.2. 예금보험 이론의 탄생과 발전

- 현실에 비해 이론이 뒤늦게 발전한 케이스. Diamond & Dybvig가 1983년에 논문을 발표. 이제는 어느 정도 상식화된 내용. Banking의 가장 큰 특징은 만기 변환이라는 것. 단기로 빌려서 장기로 대출해주는 것에 특화된 금융회사가 은행이며, 그래서 단기로 빌려준 예금주들이 일시에 인출하려고 하면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 심지어 예금주 1명 개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뱅크런이 예상되면 예금을 빨리 인출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에 유의. 뱅크런에는 자기실현적 예언의 특성이 있다는 얘기. 은행은 기본적으로 뱅크런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셈. Diamond & Dybvig는 이걸 막기 위해서 예금보험이 필요하다고 얘기함.


3. 민간화폐의 개념과 역사

3.1. 민간화폐의 개념

- Banking의 역사는 민간화폐의 역사이기도 함. 은행은 결국 단기부채 조달해서 이를 민간에 지급수단(화폐)으로 공급하는 금융회사. 결국 민간화폐 수급은 민간에 의해 조절되며 이는 시장경제의 산물.

- 그렇다면 무엇이 (민간)화폐인가? 절대적 경계는 없으며 화폐성(moneyness)을 기준으로 한 스펙트럼상의 위치를 볼 수밖에. 가치를 갖는 모든 것은 어느 정도는 화폐성을 띰. 그 중에서도 좋은 화폐란 쪼개기 쉽고 운반하기도 쉽고, 모든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 한국은행에서 집계하는 M1(현금+수시입출식예금)이 가장 화폐성이 높은 거고, M2(M1+2년 이하 예금)이 그 다음. 


3.2. 민간화폐 안정성 보장 장치

- 민간화폐는 민간은행이 찍어낸 돈이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고 안정성 보장 장치가 필요. 크게 은행 규제(자본, 자산), 최종대부자, 예금보험 제도 등 3가지로 나뉨.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은 단기부채 상환을 돕기 위한 한시적 대출임. Solvency(지불능력) 문제가 아니라 liquidity(유동성) 문제일 때는 담보 확실히 잡고 무제한으로 빌려주라는 것. 예금보험은 단기부채에 대한 공적인 지급보증의 의미. 민간화폐의 시장실패에 대한 개입으로도 해석.


3.3. 민간화폐와 공공화폐(dual monetary system)

- 공공화폐란 중앙은행권. 현금과 지급준비금. 지급준비금은 언제나 중앙은행 금고에 있고 나중에 은행끼리 정산할 때 결제자산으로 쓰이는 돈. 즉 우리가 볼 수 있는, 지급수단으로 쓰이는 공공화폐는 지폐와 주화뿐. 민간화폐란 주로 은행 예금.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화폐는 민간화폐. M1 중에서 민간화폐 비중이 86%에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