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연구모임
[오랑오랑서울] 미국발 관세폭탄에 출렁이는 세계시장 – 인도경제 영향과 대응
2025.05.02
본문
2025년 연구모임으로 선정된 '오랑오랑 서울'이 지난 4월 21일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에서 제공한 강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 주제: 미국발 관세폭탄에 출렁이는 세계시장 – 인도경제 영향과 대응
- 정의학 인도 투자 연구가(전 삼성증권 프라이빗 뱅커)
<오랑오랑서울 연구모임에서 정의학 투자 연구가가 강의하는 모습>
인도는 내수시장으로 돌아가는 국가다. 2023년 기준 인도 전체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2% 정도다. 그래서 다른 곳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국 발 관세 전쟁에서 안전지대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인도에다가 '돈을 넣어도 된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도는 미국에 저자세로 군다. 대미 수출이 늘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수출을 더 늘리기 위해서다. 인도는 지금 이 상황(관세 전쟁)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한다. 현 상황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인도는 이참에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자리를 자신들이 대체하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인도는 이 때문에 미국과 일을 많이 하고 싶어 한다.
인도에서 제조업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젊은 유권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한다. 최근에 이와 관련해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 근래 인도를 갔을 때 짐 안에 캠이 있으니까 공항에서 짐 검사하는 분이 유튜버냐고 물어보더라. 인도 경제가 엄청 성장할 것으로 보여서 인도 경제 소개하는 유튜브 하고 있다고 하니까 '아무것도 모르네. (정부가) 일자리를 못 만들어서 젊은 사람들 다 놀고 있는데 무슨 미래가 있냐'고 하더라. 그 말도 사실 맞긴 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최근 총선에서 10년 만에 과반 득표에 실패한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년층이 많아지고 있지만 인도는 젊은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니즈를 맞춰주지 못하면 정권 잡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일자리를 만들기가 무척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찌 됐든 인도의 대미 상품 수출은 GDP의 2.1% 정도이고 현재 인도가 미국에 수출하는 것의 거의 반 이상은 IT 서비스(B2B)다. 근데 미국이 소프트웨어에는 관세를 안 붙였다. 의약품에 있어서도, 미국은 의료 시스템이 형편없지 않나. 복제약 같은 경우 값싸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약들의 거의 대부분도 인도가 꽉 잡고 있다. 이걸 갖다가 관세를 붙이면 자기 나라(미국) 국민들 부담만 올라가니까 이런 건 또 관세를 안 붙인다.
앞으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인도의 대미 수출 품목은 전기·전자다. 휴대폰도 그렇고 다른 전자제품들도 중국을 막으면 인도에서 많이 나갈(수출될) 수 있다. 그래서 인도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큰 축 중에 하나가, 미국에서 해외 송금하는 분들이다. 구글 같은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연봉 5억~6억씩 받아서 자기 나라, 식구들한테 보내주는 거다. 내 생각에는 모든 국가가 그런 식으로 발전을 한다. 처음에는 인력 수출을 많이 하는데 인도가 양질의 인력들을 미국으로 많이 수출하고 있는 게 긍정적인 부분이다.
관세가 올라가면 인도산 아이폰이 미국 시장에서 팔릴 때 중국산보다 더 싸질 것이다. 그래서 점차 더 많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도와 미국은 그래서 더 밀접해질 수밖에 없고 모디도 일론 머스크, 트럼프 대통령 바로 만나고 하지 않았나.
중요한 건 그렇다고 해서 인도가 중국과 관계를 틀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양국이 근래 교전이 있어서, 직항도 없어지고 게다가 코로나19도 겹치고 하여 사이가 안 좋았다. 이걸 지금 풀려고 하는 분위기다. 사실 인도는 중국 제품 없으면 안 돌아가는 곳이다. 모디는 무조건 실리외교다. 조금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할 사람이 아니다.
미국 부통령 J.D.밴스도 오늘 인도를 갔다. 모디와 양자 무역 협정, 쿼드 등의 얘기를 많이 나눌 건데 트럼프 정부에서 이런 국제 외교는 밴스가 한다. 어떻게 보면 밴스가 트럼프 수준으로 높은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밴스 부인(우샤 밴스)은 인도계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말씀드린 걸 요약해 보면 미국이 관세 폭탄을 때린 것은 중국 견제를 하기 위해 그런 것인데 중국 견제를 하려면 인도가 굉장히 필요하고 이런 가운데 중국 입장에서도 인도가 필요한 카드이기 때문에, 인도는 양쪽에서 전혀 손해 볼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