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모임소개]'대체' 대신 '협업'을 생각하다: 잡다(Job-多)한 Ai 연구소
작성일 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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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대신 '협업'을 생각하다: 잡다(Job-多)한 Ai 연구소
글: 하혜빈 JTBC 기자 (잡다한 Ai 연구소 간사)
‘n년 후 Ai가 완전히 대체할 직업 TOP10’과 같은 제목이 달린 리스트를 본 적 있으신가요? 아직까지 ‘기자’는 이 리스트에 단골손님처럼 매번 등장하는 직업군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현직 언론인들이 나날이 발전하는 Ai를 보며 느끼는 위기감 혹은 놀라움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일 것입니다. “기사는 챗GPT가 대신 쓰면 되잖아”, “Ai 아나운서가 방송을 더 잘 하던데?”와 같은 말을 듣는 것도 더 이상 낯설지 않죠.
정말 언젠가는 Ai가 언론인을 대체할까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른 여러 직업군들은 또 어떨까요? 우리는 단순한 ‘호기심 해결’의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떤 직업들의 어떤 부분을 Ai가 대체할 수 있을지 실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잡다(Job-多)한 Ai 연구소’를 만들게 된 배경입니다.
저희는 Ai에 관심이 많은 5~8년 차 주니어 기자들입니다. 각자 정치, 법조,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취재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다양한 출입처를 거치면서 여러 직업군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며 오랜 시간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또 평상시에 취재 및 기사 작성, 또는 이 밖에 업무 외의 영역에서도 챗GPT 등 Ai를 자주 활용하는 기자들입니다. 최근 각 업장에 앞다투어 도입되는 다양한 Ai가 어떤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도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잡다(Job-多)한 Ai 연구소’는 스스로 실험의 대상자이면서 동시에 실험을 직접 하는 당사자가 되어보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기존에 공개된 보고서나 책을 통해 Ai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배우는 것을 넘어서고 싶었습니다. 특히 기자들은 여러 취재원과 가까이 알고 지내는 만큼, 여러 직업군에 대한 이해도와 적응력이 좋은 편입니다. 이런 장점을 살려 특정 직업을 가진 강사를 매달 1명씩 초빙하고, 그들이 하는 업무를 3-4개 추려 다 같이 Ai로 해당 업무를 해 봅니다.
이후 Ai가 그 일을 얼마나 잘 해냈는지, 대체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탐구하고 결과물을 나누면서 토론합니다. 특히 섭외한 강사를 통해 실무자의 시선에서 직접 피드백을 받고 Ai가 놓친 디테일은 무엇인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직관’이 발휘되어야 하는 지점은 어디일지도 짚어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Ai가 낸 결과물을 평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가 해당 직업인의 시선으로 챗GPT를 활용해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첫 달은 Ai가 기자들의 글쓰기, 발제하기, 취재원 찾기 등의 업무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했고, 그 이후 변호사, MD를 초대해 같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러 직업군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잡다(Job-多)한 Ai 연구소’는 논의의 결과물을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고 싶어, 삼성언론재단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저희가 직접 운영하는 브런치에도 매달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job-da-lab
하지만 ‘잡다(Job-多)한 Ai 연구소’의 최종적인 목표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Ai로 대체될 수 있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군을 가려내고 소위 ‘대체 가능성’을 수치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Ai의 발전과 그에 따른 일상생활에의 침투는 이미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결국 Ai와의 슬기로운 협업의 방안일 겁니다. Ai를 언젠가 누군가를 대체할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꾸준히 인간이 직접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일들 중 어떤 부분만큼은 믿고 맡길 수 있는 '내 곁의 든든한 조력자'로 삼기 위한 것이죠.
‘잡다(Job-多)한 Ai 연구소’는 앞으로도 단순한 Ai 학습 모임을 넘어서, 우리가 한 번쯤 가졌던 궁금증을 직접 실험을 통해 증명해 보고, 어떤 직업군에서든 보다 똑똑하게 Ai를 쓸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기록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회원이 직접 만든 '잡다(Job-多)한 Ai 연구소'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