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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은 괜찮아, 언론사가 문제지] 레거시미디어의 대안적 수익과 디지털 해법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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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수연 (윤세영저널리즘스쿨 조교)


약 6배. 신문 산업의 지면 영역과 디지털 영역 간 매출 차이다.

여전히 지면 영역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월 21일 오후 7시 중앙일보 사옥 7층 대회의실에서 레거시미디어의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을 고민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은 중앙일보 이경희 이노베이션랩장이 강연을 맡았다.

14인용 직사각형 테이블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참석한 이들은 언론인 연구모임 ‘디지털은 괜찮아, 언론사가 문제지’ 회원들로, 언론사 7곳의 기자들이 모였다. 

작년부터 디지털 미디어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며 지속 가능한 뉴스 서비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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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중인 이경희 이노베이션랩장


언론사가 브랜드 콘텐츠를 만든다면 어떨까. 과연 광고회사보다 잘 해낼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YES)다. 성공 사례가 있다. 바로 중앙일보의 이노베이션랩이다.

2019년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 온라인부문을 수상했고, 2018년 <웹어워드코리아> 기업브랜드분야와 프로모션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노베이션랩은 저널리즘에 기반한 브랜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팀이다. 

기자, 기획자, PD,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가 모였다. 기획과 제작, 미디어 확산까지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결하는 원스톱(one stop)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 랩장은 “저널리스트들로서 메시지 메이킹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취재와 분석을 통해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3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네이티브 애드는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광고다. 

취재한 글과 영상, 시각적 디자인이 가장 먼저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뉴욕타임즈(NYT)의 T brand studio를 벤치마킹했다. 

이 랩장은 “줄어드는 협찬이나 광고를 막기 위한 어떤 완충 지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내부에 있었다. 

NYT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 우리 팀”라고 팀의 형성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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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베이션랩이 제작한 네이티브 애드(캡처=이노베이션랩 홈페이지)


더존비즈온의 광고 ‘2023 업무상횡령 실태보고서’는 취재력이 돋보이는 프로젝트다. 

이노베이션랩은 1년치 형사사건 가운데 금융기업 내부 횡령을 제외하고 범죄 사실이 공개된 판결서 총 100건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다. 

여러 사례를 보여준 후, 더존비즈온의 자금관리 서비스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제작했다. 

이러한 네이티브 애드는 평균 체류시간 5분 31초, 평균 페이지뷰 11만, 유튜브 평균 조회수 11만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 랩장은 이노베이션랩을 더 발전시키고 싶었다. 

그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어야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다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갈망이 있었고, 이후 새로 시작한 게 ‘비크닉’이다”라고 했다. 

비크닉은 브랜드 담당자 인터뷰 등을 담은 뉴스레터로 시작했다. 

이후 인스타그램, 유튜브로 확장됐다. 이 랩장은 “브랜드 ‘마르코로호’는 비크닉 보도 후 매출이 1300%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정세희 기자는 “비크닉 채널의 팬덤을 만들어서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유명 유튜브 채널과 경쟁하는 게 기획한 자로서의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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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크닉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들(캡처=비크닉 유튜브 채널)


마지막으로 더 하이엔드는 3가지 채널의 미디어를 합친 광고 콘텐츠다. 

중앙일보 앱과 홈페이지 등 디지털 쇼룸과 자체 제작한 잡지, 삼성역 옥외 미디어(OOH)로 확산된다.  

강연은 약 40분 동안 진행됐다. 이 랩장의 설명이 끝나자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네이티브 애드 수익을 묻자 “5천만 원보다는 많고 1억 원은 안되는 정도”라고 답했다. 

또 저작권에 대한 질문에 “저작권은 광고사와 중앙일보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제작시 취재부서와의 협업이 가능하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관해 “처음에는 취재부서와 협업을 많이 하려고 했지만, 편집국은 늘 바쁘기 때문에 협조를 받기엔 어렵다. 

자체적으로 우리 팀에서 다 해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랩장은 ‘디지털 콘텐츠도 잘 만든다’는 점을 이노베이션랩의 자부심으로 꼽았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능력과 협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또 우리는 광고주와 독자를 함께 고려하는데, 

독자를 고려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일을 하던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