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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특한 내각제 연구모임] 베테랑 외교관이 본 최상의 통치체제와 한국의 외교 현안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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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연 (윤세영저널리즘스쿨 조교)


5년 간, 단 한 번. 그 다음은 없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5년 단임제다. 

현 통치 체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떤 체제를 가져야 할까.

11월 22일 열린 임성남 전 외교부 차관의 강연 <베테랑 외교관이 본 최상의 통치체제와 한국의 외교 현안>은 이 질문에 해답을 던진다. 

임 전 차관은 ‘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변국들은 소위 장기적인 리더십이 확립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5년이 지난 다음 일은 생각하지 않아 정책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치 체제는 무엇일까. 임 전 차관은 ‘5년 중임제’라고 답했다. 

대통령 중임제는 횟수에 상관없이 거듭해서 선거에 나와 대통령을 할 수 있는 제도다. 

강산이 변하려면 10년이 필요하듯, 대통령이 뜻을 펼칠 수 있는 시간도 10년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 전 차관은 외교·안보 분야만큼은 보수와 진보가 통합된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긴 호흡의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Think out of the box’를 해야 한다. 틀에 박힌 얘기만 할 때가 아니다. 

가령 대북과 관련해 핵무장이나 제재 해체 등 양극단들을 다 놓고 얘기하면서 제3의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필요한 건 전략적 상상력이다. 임 전 차관은 미중 관계 등 여러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경우를 상상해서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늘날 진보와 보수가 통합된 생각을 갖고,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외교를 해야 한다는 게 임 전 차관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은 (중국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애매하다. 아마 중국은 ‘한국은 우리편이 아닐 거야. 5년 기다리자’라는 입장일 터”라고 예상했다. 

대만, 북핵 도발 등 최근 현안에 관해 묻자, 임 전 차관은 “직접적인 실마리를 가진 나라는 중국이다. 어떻게 중국을 움직일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으니, 결국 긴 호흡으로 통합된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임 전 차관은 두 가지를 제안했다. 

국민들의 눈을 밖으로 돌리는 일과 단기적 해법이 아닌 장기적 담론을 만드는 일이다. 

그는 “세상은 너무 변했는데, 우리는 정치 등 계속 내부만 들여다보고 있다. 

세계 뉴스를 더 많이 전하는 등 국민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끔 언론이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또 언론은 우리 사회의 담론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단기적인 해법만 중시한다고 지적했다. 

임 전 차관은 “당장 어떻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해결책을 깊이 고민해 볼 수 있게 하는 담론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언론인 연구모임인 ‘영특한 내각제’ 회원들이 참여했다. 영국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한 언론인들이 주축인 연구회다. 

이들은 그간 유럽 등 국제문제에 관한 관심사를 논의해 왔다. 삼성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문가와 만나 함께 공부하고 있다.